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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ISIS-K, 유력한 용의자임은 분명”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등 불만 축적
러시아-탈레반 관계 강화에 어깃장 분석도
테러가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23일(현지시간)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으로 몸살을 앓는 사이, 이슬람 수니파를 제외한 모든 종교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공격 대상으로 삼는 ISIS-K의 호전성이 또 다른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전날 발생한 테러 주체가 ISIS-K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면서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들이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는 점, 공격 패턴이 과거 ISIS-K 소행으로 확인된 테러와 비슷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가디언은 “아직 ISIS-K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유력한 용의자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ISIS-K가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는 가정 아래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오랜 원한이 도발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안보연구기관 수판센터의 콜린 클라크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ISIS-K는 지난 2년간 러시아에 집착했다”며 “아프간과 체첸공화국, 시리아에서 러시아가 이슬람교도의 피를 손에 묻히고 있다고 비판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손을 잡고 반군과 반정부 인사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자 이에 ISIS-K가 보복을 준비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짧게는 러시아 당국이 지난 3일 연방 자치공화국인 잉구세티아에서 ISIS-K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 6명을 사살한 데 대한 응징이라는 평가도 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대원들이 지난 1월7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ISIS-K 주요 근거지인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의 기싸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SIS-K는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하기 전까진 탈레반과 반미 전선을 형성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탈레반이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기 시작하자 “이슬람 투쟁의 선명성을 잃었다”며 돌아섰다.

NYT는 “최근 몇 달 동안 탈레반과 러시아의 관계가 따뜻해졌고, ISIS-K는 탈레반이 소련 시절 아프간을 침공했던 러시아와 교류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호라산 다이어리’ 연구 책임자인 리카르도 발레는 “ISIS-K는 탈레반이 아프간 역사와 이슬람을 배반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두 개의 전쟁으로 혼란한 틈을 타 존재감 과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14년 6월 이라크와 시리아에 출몰했던 IS는 미국 등 서방뿐 아니라 러시아·중국·이란 등의 합동 공격으로 약 5년만에 쇠퇴하고 말았다. 하지만 2015년 1월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 지대에서 조직된 IS 산하 ISIS-K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가운데 가장 잔혹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생존했다.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4주기 추모식이 열렸던 이란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배후도 ISIS-K로 밝혀졌는데, 당시 AP통신 등은 “이들은 같은 이슬람이라도 수니파가 아니라면 적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자신들의 건재함을 드러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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