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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 안에서도 여성이 더 빈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들머리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한국에선 처음으로 ‘3·8 여성파업’을 개최하여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돌봄 공공성 강화, 고용 안정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자본의 성별
가족은 어떻게 불평등을 재생산하는가
셀린 베시에르·시빌 골라크 지음, 이민경 옮김 | 아르테 | 2만9800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2013)에서 자본 수익률이 노동 수익률을 추월하면서 부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세습 자본주의의 실태를 시계열 분석으로 실증해 불평등 연구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금껏 경제학자들의 불평등 분석은 국가, 계급, 세대 간 차이에 초점이 맞춰졌다. 남녀 간 부의 불평등은 고용 형태·노동 시간·커리어 축적 등의 차이(차별)로 설명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셀린 베시에르와 시빌 골라크의 공저 ‘자본의 성별’은 계급과 가구 ‘사이’의 문제였던 빈부 격차의 초점을 가족 ‘안’으로 끌어들인 연구 보고서다.

저자들은 남성이 경제적 기회와 자산을 차별적으로 선점하는 가부장제가 여성 빈곤의 핵심 원인이라고 폭로한다. 20년간의 추적 관찰과 심층 면담, 4000여건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론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에 공통점이 있었다. 모든 계층을 아울러 가족 안에서 ‘친밀한 거래’를 통해 부의 불평등이 재생산되며, 그 희생자는 예외 없이 여성이었다. 공공보육 서비스는 국민계정에 포함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주부의 가사노동은 투명한 착취일 뿐이다. 여성은 노동하고 남성은 축적한다. 가장 결정적 순간은 상속과 이혼에서 드러난다. 오늘날 많은 나라에서 유가족의 차별 없는 상속권이 인정된다. 부부가 이혼할 경우 결혼 뒤 형성된 공동자산은 절반씩 나눠야 한다. 그러나 법전과 현실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두 학자는 “가족의 부가 개인의 지위를 점점 더 결정짓는 시대에, 계급 불평등의 해결 없이 여남 간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으며, 성별 질서를 뒤집지 않고서는 계급사회를 폐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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