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서 재회
두달 만에 공동일정···'원팀' 부각
두달 만에 공동일정···'원팀' 부각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때 전사한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의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2일 북한에 피격된 천안함 선체를 함께 방문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출국 논란 등을 두고 불거졌던 당정 갈등설을 잠재우고 ‘원팀 기조’ 재천명에 나선 것이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경기도 평택의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함께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 현장을 둘러봤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의 브리핑을 들은 두 사람은 “국가를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이 공동 일정에 나선 것은 이 대사의 귀국 일정 등 최근 일련의 사퇴로 격화됐던 당정 간 갈등설을 매듭짓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생의 근간을 이루는 국방 문제에서 당정이 일치된 모습을 보이면서 당정 간 원팀 기조를 부각한 것이다. 올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의혹을 두고 ‘당정 1차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두 사람이 함께 충남 서천 화재 현장을 찾아 논란을 불식시킨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정 간 갈등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도 갈등설 일축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서해 영웅들에 대한 모욕이라든가 왜곡, 선동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고, 그런 부분을 막아내기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귀국한 이 대사를 소환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공수처는 그동안 한마디로 더불어민주당이 좋아하는 수사만 했다”며 “선거 개입이고 정치질이다. 공수처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책임론에 선을 긋고 화살을 공수처와 야권으로 돌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을 향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어떠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도 결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70여 년간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으로 인정해온 북방한계선(NLL)마저 불법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해상 국경선을 운운하고 있다”며 “도발과 위협으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완벽한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으로 산화한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인 김해봄 양이 단상에 올라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낭독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념식을 찾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는 과거 천안함 음모론을 주장했던 조한기 충남 서산·태안 후보 지지 호소를 위해 서산을 찾았다”며 “천안함 음모론에 동조하러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