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 세븐일레븐 광혜원주공점 이기선·임준태씨 부부
이기선 임준태(왼쪽부터) 세븐일레븐 광혜원주공점 경영주들이 지난 13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충북 진천 편의점 점포에서 함께 제품을 정리하며 웃고 있다. 두 사람은 2020년 4월 창업해 색다른 시도로 매출 최대치를 끌어 올리며 세븐일레븐 배달 매출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제공

우리나라 자영업자(비임금근로자) 수는 지난달 기준 약 551만5000명, 전체 취업자 수의 19.7%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중은 10~11%이다. 취업자 5명 중 2명, 인구 10명 중 1명은 자영업자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자영업자로 성공하는 건 녹록잖은 일이다.

간단찮은 환경에도 성공기를 써가는 이들은 반드시 존재한다. 충북 진천에서 세븐일레븐 광혜원주공점을 운영하는 부부 경영주가 그렇다. 세븐일레븐 광혜원주공점은 전국 1만3500여개 세븐일레븐 점포 가운데 배달 매출 1위에 오른 곳이다. 서울처럼 상권이 두터운 곳도 아니고, 여러 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 광혜원주공점의 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지난 13일 이기선 임준태 경영주를 만났다.

취업 대신 창업을 고민하는 20~30대든, 퇴직을 앞둔 50~60대든 한 번쯤은 고려해보는 업태가 편의점이다. 두 사람도 퇴직을 앞두고 편의점을 열었다. 인생 마지막 승부수를 편의점 운영에 띄운 것이다.

편의점은 상권이 넓지 않은 특성 때문에 성장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광혜원주공점은 배달을 적극 활용해 한계 매출을 뛰어넘었다. 주변 지역 점포 매출 상위권도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한계 매출’을 뛰어넘었는지 물었다. 두 사람은 “남들은 안 하는 걸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국에 편의점이 얼마나 많습니까. 손님 입장에서는 대체로 비슷비슷해 보일 거라, 경쟁력을 갖기가 쉬운 건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는 차별화 해보자.’ 이렇게 의기투합해서 남들은 잘 안 하는 일을 했어요. 편의점에서 시식을 제공한다거나, 신상품이 나오면 하나씩 무료로 드리는 식으로요.”(임준태 경영주)

편의점 시식코너라니, 낯설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기선씨는 “거창할 것 없다. 계산대에 후라이드 치킨, 닭강정처럼 즉석에서 만든 상품을 올려두고 손님들께 드렸다”며 “편의점 조리식품을 드셔본 적 없는 분들에게 ‘맛있다’는 답을 들었고, 그게 주문으로 이어지더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시식을 제공한다는 건 그만큼의 비용을 들인다는 뜻이다. 많이 남길 수 없는 소매유통업을 하면서 마케팅에 투자한다는 발상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경영수첩에는 ‘홍보비’ 항목이 있다고 한다.

“처음 편의점을 시작할 때부터 세운 원칙이 있어요. 장사가 안돼도 우리만의 홍보 마케팅 비용을 일정 부분 떼놓고 있습니다. 그걸로 시식도 하고, 전단지도 만들었어요. 어떤 사업을 하든 마케팅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점포 전단지를 만들겠다고 하니 광고 회사에서도 놀라고, ‘대체 어떤 곳이기에 전단지까지 돌리는지 궁금했다’며 찾아오는 손님도 있었죠.”(임준태)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수가 5만5000개를 넘어섰다. 지역 점포 외에도 전국 단위로 5만5000여 경쟁자가 있는데 경영 노하우를 공개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임씨는 “고생하는 편의점 경영주들이 더 잘 벌 방법을 같이 나누면 좋은 것 아니냐”며 “우리는 앞서갈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편의점 경영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4월, 아직 상권이 채 만들어지지 않은 지역에 편의점을 열었다. 이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해 본 적 없는데 운영을 하려니 너무 막막했다. 초반에는 모르는 것도 많은데 손님도 없고 남몰래 울기도 많이 했다”며 “편의점을 운영하려는 분들께는 최소 6개월이라도 알바를 해보시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규모가 작다고 경영을 쉽게 보면 안 됩니다. 상권의 특성에 대한 분석, 진열의 노하우, 목표치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이 다 필요해요. 본사와 소통도 중요해요. 본사에서 알려주는 것들을 허투루 듣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영에 대입했을 때 성과가 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대충 월에 얼마를 벌겠다,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목표를 갖고 달려가는 게 좋습니다.”(임준태)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918 [속보] 尹대통령 “기업 뒷받침하면서 시장 개척·경제 혁신 최선 다할 것” 랭크뉴스 2024.03.20
1917 [단독] ‘상폐 위기’ 초록뱀미디어 사외이사 후보 오른 변협회장, 법조계는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4.03.20
1916 불특정 다수에 ‘신체 사진’ 보낸 영국 남성, 첫 유죄 판결받았다 랭크뉴스 2024.03.20
1915 성난 개미들에 고개 숙인 삼성전자 경영진..."2,3년 안에 반도체 1위 되찾겠다" 랭크뉴스 2024.03.20
1914 尹대통령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위대한 결단이 번영 토대" 랭크뉴스 2024.03.20
1913 “○○여고 최소 10명” 살해 예고…경찰 배치·작성자 추적 중 랭크뉴스 2024.03.20
1912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서민 분통 터진다” 랭크뉴스 2024.03.20
1911 [속보] 與이철규 "비례대표 공천 불투명…당 지도부, 약속 지키지 않아" 랭크뉴스 2024.03.20
1910 "몇만원 손해봐도 일단 받을래"...국민연금 조기수령자 85만명 랭크뉴스 2024.03.20
1909 윤 대통령이 마트로 달려간 까닭은 [유레카] 랭크뉴스 2024.03.20
1908 의대 증원, 서울 ‘0명’…비수도권 1639명, 미니의대 100명 이상 랭크뉴스 2024.03.20
1907 "벌금 실효성 없어"… 한밤중 무단 외출 조두순, 징역 3개월 법정구속 랭크뉴스 2024.03.20
1906 중국 곳곳서 고의성 차량 돌진으로 6명 사망..."사회적 보복" 랭크뉴스 2024.03.20
1905 ‘야간외출 제한’ 위반 조두순 징역 3개월…법정구속 랭크뉴스 2024.03.20
1904 [단독] ‘대통령 딥페이크 영상’ 게시자 일부 특정…제작자 확인 중 랭크뉴스 2024.03.20
1903 "지방의대만 증원, 수도권 역차별"... 수험생도 행정소송 랭크뉴스 2024.03.20
1902 대학별 의대 정원 발표…비수도권에 1,639명 배정 랭크뉴스 2024.03.20
1901 '일본 여행 비상'···치사율 30% 전염병 日 확산 랭크뉴스 2024.03.20
1900 내가 정한 날짜에 조사하라? 피의자 이종섭의 ‘면피 수사’ 요구 랭크뉴스 2024.03.20
1899 이종섭 호주대사, 25일 전 귀국…이유는 “공관장 회의 참석” 랭크뉴스 202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