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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도 집단사직 예고
“출산 가능할까” 임산부 공포심 토로
“대학병원서 개인병원으로 전원” 주장도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한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며 예비 산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온라인 맘 카페에는 지난달부터 출산을 우려하는 산모들의 불안 섞인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카페 회원 수는 330만명에 달한다.

한 산모는 “우리 같은 만삭 임산부들은 하루하루가 걱정인데, 임산부와 아기들은 파업으로 피해 보지 않게 대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를 겪고 있는데 이러는 건 의사가 아니라고 본다” “환자를 볼모 삼아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등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글도 있었고,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는 정부 책임도 있다” 등 주장도 제기됐다.

뱃속 아기가 아픈데도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임신 13주차라고 밝힌 한 임산부는 “임신 10주쯤 태아에게서 물혹이 발견됐는데, 물혹 크기가 3주 만에 무섭게 커졌다. 신장도 많이 부어 있다고 한다. 의사는 장기가 형성되는 과정이라 (이렇게 두면) 위험하다고 하루빨리 서울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빅5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해서 전화를 해보니 의사 파업 때문에 병원에 아무도 나오지 않고 있고, 파업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했다. 절망적인 상황”이라며 진료를 볼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은 ‘의료대란’ 상황 속에서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임신 32주차라고 밝힌 한 임산부는 “조산기가 있는데, (개인병원) 원장님이 조산이 되면 무조건 대학병원에 가야 하는데 의사 파업으로 주변 대학병원이 안 받아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남에 산다고 밝힌 임산부는 “오늘 제왕절개를 하려고 대학병원에 입원했는데, 수술 예정시간에 마취과가 못 들어온다고 했다. 담당 교수가 마취과에 빌다시피 해서 다시 수술하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놀란 가슴에 아직까지 싱숭생숭하다”고 전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되레 개인병원으로 전원(轉院)된 경험담도 나왔다.

임신 34주차 임산부는 “지방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데 최근 의사가 다음주나 다다음주에는 진료를 안 할 수도 있으니 수축이 오거나 양수가 새면 바로 로컬(동네)에 가라고 했다”며 “임신 초기부터 진료를 봐온 대학병원에서 낳고 싶었는데, 교수들도 파업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적었다.

임신 33주차 임산부는 “빅5 병원에 최근 외래 진료를 갔는데 의사 파업으로 고위험 산모가 아니면 신규 외래를 아예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기존 환자 중에서도 자연 분만이 가능한 산모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한다고 했다”며 “나도 자연분만이 가능한 산모로 결과가 나오면 다른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의과대학 20곳의 교수들은 전날 총회를 열고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사직서 제출 시기는 오는 25일 이후부터이며, 자율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수리되기 전까지는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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