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달 22일 공천심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석이 된 서울 강북을에서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을 공천하는 대신, 새 후보를 뽑는 ‘전략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자, 박 의원이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1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순천은 차점자가 공천을 승계하고, 강북을은 전략 경선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순천은 되고 강북을은 안되고, ‘친명’은 되고, ‘비명’은 안 된다는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새벽 보도자료를 내어 ‘막말·거짓 사과’ 논란을 일으킨 정봉주 전 의원의 강북을 공천 취소한다고 밝혔다. 경선 차점자인 박 의원에게 공천을 넘기지 않는 대신 전략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반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에선 경선 부정이 확인된 손훈모 예비후보가 낙마하고 차점자인 김문수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은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표의 특보다.

박 의원은 “저는 같은 사안인 순천과 강북을이 왜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 사실상 박용진을 배제하는 결정”이라며 “무엇보다도 강북을 지역구의 후보를 결정하는데, 왜 전국의 당원들이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고, 근거도 없다. 사례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략 경선 지역 지정과 경선방식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 의원은 재심 신청을 기각된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관계와 무관한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보도로 확인된 정봉주 후보의 과거 가정폭력 문제 및 그로 인한 범죄수사경력확인을 위한 관련 서류 미제출 문제는 예외없는 부적격 사유”라며 “당초 검증 차원에서 걸러졌어야 할 무자격자와의 경선”이라고 주장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모두가 힘을 모아 윤석열 정권 심판에만 집중하게 해달라”고 올려 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겨레

채윤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