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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 최대 400%까지 허용
서울 내 준공업지역 가장 많은 영등포구
“시장 반응은 냉담… 비싼 공사비 등도 걸림돌”

“사업성은 분명히 더 생기겠죠. 그런데 일반분양이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는 일이고, 빨라야 지금부터 4~5년은 걸릴거에요. 아직까지 바로 시장 반응이 오진 않지만 입지에 따라 장기적으로 보면 괜찮은 물건들은 있어요”(영등포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

14일 방문한 영등포구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 400% 허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특히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 일대에는 이 같은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는 문구가 어김없이 걸려있는 모습이었다.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장기적’ 투자를 추천했다.

13일 영등포구 문래동 국화아파트 앞. '준공업지역 용적률 400% 허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오은선기자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본회의에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규제 철폐로, 개정안에는 준공업지역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공공기여 등에 따라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이 비율이 250%로 제한돼 있다. 해당 조례는 3개월 후인 6월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준공업 지역은 도심 공업 지역으로, 공장을 짓는 게 원칙이지만 일부 주택 신축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용적률에 묶여 고층 아파트 단지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조례가 개정되면 가장 크게 수혜를 입는 지역은 서울 내 준공업지역이 가장 많은 영등포구다. 서울 준공업지역은 전체 19.97㎢ 수준인데, 영등포구에만 502만㎡가 준공업지역에 해당된다. 영등포구에서는 재건축 31곳, 재개발(공공포함)까지 포함하면 총 60곳의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당산동 당산 4가 현대3차아파트, 문래동 현대 6차·두산위브·공원한신·국화아파트 등이다.

영등포구 준공업지역은 당산동, 양평동, 영등포동, 문래동 등 역세권에 몰려 있다. 이 일대에서 사업성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문래 국화아파트는 지난 1월 재건축추진위원회에서 총회를 열고 용적률 400% 완화를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화아파트 인근의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용적률 400% 완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온지 꽤 됐는데, 이번에 통과됐다고 해서 문의가 많이 오진 않는다”며 “국화아파트는 인근 다른 아파트에 비해 사업성도 좋고 역 바로 코앞이라 ‘입지가 깡패’긴 하지만 이제 재건축 사업이 시작 단계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길 건너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직 금리가 높고 시장이 안좋아서 재건축에 유리한 정책이 나와도 조합원들이나 수요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며 “국화아파트가 재건축을 진행하면 지금 기준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3억~4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공사비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용적률 높아지더라도 기부채납 등으로 일반분양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13일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영등포구 당산동 현대3차아파트 전경. /오은선기자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당산동 현대3차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들 역시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향에 당장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다만 주로 단층 건물이 많은 준공업지역의 낡은 공장들 재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파트 재건축 같은 경우 아직 금리가 높고 당장 몇 년 안에 재건축이 될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향후 10년을 바라본다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일대 단층 건물들도 기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용적률 400%로 오피스텔 등을 올릴 수 있게 돼 소유주들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뿐 아니라 준공업지역이 많은 도봉구와 성동구 등도 용적률 완화 혜택을 보게된다. 도봉구에선 대표적으로 도봉동 삼환도봉과 도봉유원 아파트 등이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1987년 준공된 삼환도봉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최근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준비 중이다.

13일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 준공업지역. 단층 건물들이 줄지어있다. /오은선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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