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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박통사 내부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이 걸려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자고산 자락에 있는 한 사찰. 낙동강 칠곡보(洑)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강변에 기와지붕을 얹은 2층짜리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건물 외관은 평범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이색적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사찰 내부엔 박 전 대통령 사진 가득

사찰 내부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사진으로 가득했다. 부부 초상화나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살피면서 남겼던 여러 사진이었다. ‘내 一生(일생) 祖國(조국)과 民族(민족)을 爲(위)하여’를 비롯한 박 전 대통령 여러 휘호도 액자에 담겨 곳곳에 걸려 있었다.

건물 2층 법당 한가운데 놓인 불상 옆에 박 전 대통령 영정과 제단이 마련돼 있었다. 제단에는 법당을 찾은 누군가가 박 전 대통령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복을 비는 내용의 글을 두루마리 형태로 말아 올려둔 것도 눈에 띄었다.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박통사. 외관만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를 모시는 사찰인지 알기 어렵다. 김정석 기자
이곳은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를 추모할 목적으로 창건된 ‘박통사(朴統寺)’다. 박통사라는 이름 자체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大統領) 줄임말이다. 이병훈(81) 거사는 박 전 대통령 업적을 기리고 중생구제를 위해 개인 돈 19억원을 털어 2010년 3월 이 사찰을 창건했다.



창건주 박통사 기부해 해인사 말사로

이 거사는 2019년 12월 박통사를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에 전 재산과 함께 기부했다. 그러면서 박통사는 해인사 말사로 등록됐다. 박통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거사는 박통사를 해인사에 기부할 때 세 가지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박통사’라는 이름을 바꾸지 말 것, 법당에 박 전 대통령 영정을 모실 것, 자그마한 창건공덕비를 세워줄 것 등이다.

이날 박통사에서 만난 주지 지웅스님은 “창건주 이 거사는 1966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다리 상처를 입어 서울 해군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육영수 여사 위문을 받았다”며 “그것이 인연이 돼 박 전 대통령 내외를 전보다 더 존경하게 된 이 거사는 두 분의 넋을 기리는 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박통사 법당 내부. 가운데 모신 불상 옆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과 함께 제단이 차려져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박통사 법당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과 함께 제단이 차려져 있다. 김정석 기자
박통사가 해인사 말사가 된 후 조금씩 존재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전·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정치 지망생 발길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웅스님은 “대구와 경북 구미·고령·성주 등 인근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들이 모여 신도 수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들러주길 희망”

지웅스님은 “박 전 대통령이 강조한 근면·자조·협동 정신은 불교 교리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런 뜻을 계승해 지역 사회 병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역사·문화탐방도 하면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매년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서거일인 10월 26일과 8월 15일에 올리는 추모제와 불교식 제사도 박통사의 중요한 행사다.

지난 13일 경북 칠곡군 석적읍 박통사 앞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 박통사의 '박통'은 '박정희 대통령'의 줄임말이다. 김정석 기자
지웅스님은 “김천 직지사나 제주 월정사, 서울 도선사 등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법회를 여는 사찰이 몇 군데 있지만, 사찰 창건 목적과 정체성 자체가 박 전 대통령 내외를 모시는 곳은 박통사가 유일하다”며 “민족중흥과 경제발전에 공헌한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업적을 널리 선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에 박통사 창건 이념을 알리는 내용의 서신을 우편으로 보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통사를 찾아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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