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조정…호텔 쪽은 레저와 시너지 기대”
신세계건설의 미분양 사업지인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 조감도. 신세계건설 누리집 갈무리
신세계건설이 레저사업 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택 미분양 여파로 유동성 우려가 불거진 신세계건설을 신세계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지원에 나선 모양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신세계 계열사다.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앤리조트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 부문 일체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양수도 대상이 된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 부문은 경기 여주시 자유 씨씨(CC·18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조경사업 등이다. 매각 대금은 1819억6200만원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매각 대금은 금융권 등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레저사업 부문 매각을 통해 약 300억원의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와 함께 부채로 인식되는 약 2700억원 규모의 골프장 회원 입회금도 소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이 회사의 부채비율(별도기준)은 953%로, 이번 레저사업 매각과 함께 지난달 말 절차가 마무리된 영랑호리조트 합병이 반영되면 400%대까지 줄어든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신세계건설 쪽은 “레저산업부문 매각을 통해 재무 구조가 대폭 개선될 예정”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본업인 건설업 분야에서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19일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신세계 그룹의 아이티(IT)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신세계아이앤씨와 금융기관을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이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금융기관(1400억원)과 신세계아이앤씨(600억원)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분양실적 부진과 확대된 피에프(PF)우발채무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며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이날 신세계건설은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등으로 전년도에 견줘 1757억원이 늘어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신세계건설은 사업지의 절반 가까이가 대구에 몰려있는데, 대구 지역 주요 사업장 3곳의 분양률은 약 2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공사비 회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업 조정을 통해 건설 쪽은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호텔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필요하면 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추가지원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연결기준)에도 469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고 이날 밝혔다. 2022년 135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가 가장 큰 이유였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의 지분 42.7%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