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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오브런던 등 5개 기관 주주제안
5000억 자사주 매입 등 1.23조 주주환원 요구
업계 "미래 위한 투자재원 확보 어려움"
밸류업 흐름 편승해 펀드 공세 강화될 듯
삼성 본관. /서울경제DB

[서울경제]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등 5개 행동주의 펀드가 삼성물산에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을 공식 요구해오면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삼성물산이 1조 2364억 원에 이르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 환원 요구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편승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분 1.46%(237만 5000주)를 보유한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헤지펀드의 주주 제안을 다음 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주주 제안을 올린 곳은 시티오브런던과 안다자산운용·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이다. 삼성물산에 주주 친화책을 요구했던 영국 팰리서캐피털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삼성물산에 5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보통주와 우선주를 주당 4500원, 4550원씩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에 비해 각각 76.5%, 75.0% 증액된 규모다. 특히 시티오브런던은 1% 이상의 주주 제안 요건을 위해 다른 펀드 등과 힘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에 대해 기존 이사회의 주주 환원 정책과 어긋나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과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물산의 경우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이 결국은 주가를 부양해 수익을 내고 떠나겠다는 목적이 아니냐”며 “(요구를 다 받아들인다면)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주주 제안상 주주 환원 규모는 총 1조 2364억 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삼성물산의 잉여 현금 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삼성물산은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대규모 재원 유출로 장기적인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주주 제안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주시기를 권유드린다”고 밝혔다.

다른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서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 전략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는 KT&G를 상대로 한 1조 원 규모의 소송을 예고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배구조 개선과 우리사주 소각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고디안캐피털은 한국 기업만을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코리아펀드를 설립하고 금융지주사 7곳(KB·신한·하나·우리·JB·BNK·DGB)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 환원율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VIP자산운용도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패키징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 환원 계획을 요구했다.

국내 기업을 향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버넌스 리서치 회사인 딜리전트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 73곳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 91개가 일어났다. 이는 미국과 일본·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날 기존에 보유한 자기주식 보통주 591만 8674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또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 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 9835주를 소각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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