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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 저희는 쿠팡이 기피인물의 재채용을 막기 위해 만6천여명의 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해왔다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을 전해드렸는데요.

쿠팡 측이 공식입장을 냈습니다.

문제 인물들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사평가는 회사의 당연한 책무이며, 쿠팡의 인사평가 자료는 보도된 문건과는 다르다, 또, MBC의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입수한 명단에는 범죄나 문제를 저지른 인물들만 들어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방송과 신문의 기자와 PD들도 이 리스트에 올라가 있었는데, 확인된 이름만 100명에 가깝습니다.

조의명 기자의 보돕니다.

◀ 리포트 ▶

지난 2021년 MBC는 관리자 허락 없이는 화장실도 못 가는 쿠팡의 업무 환경을 보도했습니다.

과로사 등 쿠팡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 탐사보도였습니다.

방송이 나간 2021년 2월 21일 바로 당일, 쿠팡 블랙리스트에는 취재 기자의 이름이 새로 등록됐습니다.

[이동경/MBC 기자]
"여기 있네. <본인 생년월일, 전화번호 맞아요?> ...맞네요"

사유는 "회사내부정보 외부 유출"입니다.

[이동경/MBC 기자(블랙리스트 등재)]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여기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다고 한다면 다른 기자들도 당연히..."

MBC는 쿠팡의 PNG리스트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자, PD, 작가 등 100명 가까운 언론인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8월, 폭염 속에서 에어컨도 없이 일하는 물류센터 실태를 보도한 신문기자의 블랙리스트 등재 사유는 '회사 명예 훼손'이었습니다.

[OO일보 기자/블랙리스트 등재 (음성변조)]
"취재활동을 하는 거고 악의를 갖고 취재를 하는 건 아닌데..상당히 충격적이고, 네 놀랍긴 하네요 지금."

코로나가 기승이던 2020년에도, 방역의 헛점을 현장 취재해 보도한 기자들이 무더기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내부정보 외부유출" "회사 명예훼손" , "기밀정보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라는 사유가 붙었습니다.

대부분 쿠팡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인들이었습니다.

지난해 9월 27일, 이날 하루 동안에만 71명의 기자들이 무더기로 명단에 등록됐습니다.

사유는 모두 동일한 '허위사실 유포'였습니다.

방송, 신문을 망라한 국내 언론 서른여덟 곳의 10년차 전후 중견급 기자들이었습니다.

이상한 건, 이들 중엔 쿠팡 관련 기사를 쓴 적이 없는 기자들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방송 기자/블랙리스트 등재 (음성변조)]
"쿠팡 관련해서 뭘 쓰거나 특히 뭐 취업을 하거나 그런 적은 전혀 없었죠."

언론사에서 '시경 캡' '바이스'로 불리는 경찰청과 서울시 경찰청 출입기자 명단을 쿠팡 블랙리스트와 비교해봤습니다.

일부 인사이동을 제외하면, 인적사항은 물론 기재 순서까지 완전히 일치합니다.

현장 취재는 주로 사회부 기자들의 역할인데, 이렇게 블랙리스트에 등록되고 나면 취재 가능성이 사전 봉쇄되는 셈입니다.

[□□방송 기자/블랙리스트 등재 (음성변조)]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경위를 통해서 인적사항이 넘어갔는지는 좀 궁금하네요"

쿠팡이 어떤 경로로 기자단과 경찰 관계자만 알 수 있는 출입 기자들의 신상 정보를 통째로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이건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기존의 법 제도뿐만 아니라 언론의 취재 과정까지도 원천적 봉쇄하는 자본의 가장 극단화된 이 권력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죠."

쿠팡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의혹에 대해 성희롱, 절도, 폭행, 반복적인 사규위반을 일삼는 사람들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것은 회사의 당연한 책무라는 공식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또 쿠팡의 인사평가자료는 MBC가 보도한 문서와 일치하지 않으며, 어떠한 '비밀기호'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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