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면서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장강의 물은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3일 밤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과 글을 통해 인적쇄신 작업을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드보이와 거부감을 주는 인사 등이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된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누구를 타깃으로 한 건 아니다”면서도 “같은 조건이면 국민은 언제나 변화를 원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다만, 인위적인 물갈이가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14일 회의에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우리 안의 과거를 극복해 가겠다”면서 “단결과 통합을 통해서 민주당 역량을 하나로 묶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 중진급 전·현직 의원들을 두루 접촉하고, 또 불출마 요청을 포함한 공천 관련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등 교통정리에 나섰다. 민주당 공천 논란의 뇌관이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문제도 사실상 이 대표 의중에 따라 결말이 좌우될 전망이다.
그러나 파열음도 나왔다. 경기 광주을에 공천을 신청한 문학진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가 1월 27일 전화해 ‘형님이 꼴찌 했데요’라고 말했다”면서 “나이(만 69세) 등을 들어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은 ‘시스템 공천’이 전부 깨졌다는 의미”라며 “결과적으로 ‘사천’이자, 시스템 공천이 아닌 ‘이재명 공천’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인적쇄신의 칼날이 비명계에 집중될 경우 물갈이 취지는 퇴색되고, 계파 갈등이 폭발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